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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의 나라 프랑스, 법관도 파업하다(오마이 뉴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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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02-12 20:47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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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파업에 들어간 파리의 법관들이 파리법원앞에 모여있다.
ⓒ 한경미
 

프랑스 법관들이 10일 전면 파업에 가담했다. 프랑스는 실업자들마저도 파업하는 ┖파업의 나라┖이지만 법관들은 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없도록 되어있어 지금까지 법관들의 파업은 없었다.

 

법으로 재판하는 것을 직업으로 가진 법관들이 법을 어기면서까지 파업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법관들을 비판한 발언으로 인해서였다.

 

지난 3일 사르코지는 레티시아라는 이름의 18세 소녀가 석방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재범자에 의해 납치되어 토막 살해된 사건을 두고 경찰과 법관들을 비판했는데, 그에 의하면 재범자를 아무 감시 조건 없이 석방한 법관들의 ┖중대한 과실┖로 인해 레티시아가 살해되었다는 것이다.

 

사건이 발생한 프랑스 북서쪽의 도시인 낭뜨 재판소에 소속된 법관들은 사르코지의 이 발언에 발끈해서 지난 7일 모임을 갖고 항의 표시로 15개의 재판소에서 공판을 연기했다. 이를 계기로 근래에 없는 프랑스 법관들의 파업이 시작되었다.

 

브루탄뉴 지방의 낭뜨에서 시작된 법관들의 파업은 하루가 지난 8일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툴루즈, 브장송, 렌느, 뽀, 오를레앙, 몽펠리에 등 프랑스 대도시의 70개 재판소에서 공판이 연기되었다. 파리에서는 300여명의 법관들이 모여 총회를 개최했는데 이는 파리의 1심 법원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인원에 속한다.

 

대파업 하루를 앞둔 9일 프랑스 전역의 199개 법원 중 176개의 법원이 파업에 가담해 파업 세력은 나날이 확장되었다. 파리의 항소원도 이 날 대파업에 가담하기로 결정했고 파기원도 대파업 당일 총회를 개최하여 파업에 가담하기로 결정하였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조합원에 의해 주도된 파업이 아니라 법관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10일 대파업에는 낭뜨에서 2천여명의 법관들이 거리에 나섰고 프랑스 전역 30여개 대도시 법원이 참가했다. 파리에는 판사, 변호사, 서기, 경찰들까지 포함한 1천 여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루었다.

 

내무부 장관 시절부터 법관의 적이 된 사르코지

 

법관들은 사실상 오래 전부터 사르코지의 비판의 대상이 되어왔다. 2005년 6월 당시 내무부장관이던 사르코지는 넬리 크레멜의 살인범 혐의자를 석방한 판사에게 책임을 전가해 "잘못을 속죄해야 한다"는 발언을 함으로써 많은 법관들의 비난을 자아낸 바 있다.

 

또한 2006년에는 파리 근교인 센느-셍-드니의 보비니 법원이 늘어나는 경범자들 앞에서 무능력함을 보이자 "자신들의 업무를 스스로 포기한 거나 마찬가지"라며 법관들을 질책했다.

 

대통령에 취임하고 난 후에도 법관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은 계속되어 2007년 10월, 사르코지는 판사들의 다양성 부족을 비판하며 이들을 비슷비슷한 완두콩에 비유하기도 했다. 2009년 1월에는 예심판사를 없앤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가 법관들이 들고 일어나서 계획이 무기한 연기된 바도 있다. 법관들은 또한 사르코지가 종종 ┖용의자┖를 ┖범죄자┖라고 단정해 사용하는 점도 비판하고 있다.

 

한 방울의 물방울이 꽃병의 물을 넘치게 한 사건

 

그러므로 사르코지의 법관 비판 발언은 새로운 것이 아니고 지금까지 참고 참았던 법관들의 화를 폭발시킨 동력을 제공한 셈이다. 불어 표현으로 이것을 "한 방울의 물방울이 (이미 가득 찬) 꽃병의 물을 넘치게 한다"고 표현한다.

 

마크 트레비딕 예심판사 프랑스 협회장은 7일 사르코지 대통령이 허위의 사법정책을 유지한다며 비판에 나섰다. 그는 <프랑스 엥포(뉴스)> 라디오와 가진 인터뷰에서 사르코지가 많은 수의 법을 통과시키기만 하고 그 법을 적용할 여건은 주지 않는다며 다음과 같이 비난했다.

 

"그(사르코지)는 장기간의 정책을 쓰는 게 아니라 눈에 드러나 보이는 것, 아무 의미 없는 발언만 일삼고 있다. 나는 이제 그에게 최소한의 벌을 가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의 말대로) 연속 가중범에게는 엄격해야 하는 게 우리의 업무이기 때문이다."

 

사실 프랑스 법관들이 열악한 업무 환경을 한탄하기 시작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프랑스 사법예산은 국민소득의 0.19%만이 할당되어 유럽 43개 국 중에서 37위에 달하는 하위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독일은 0.38%, 영국은 0.52%를 할당하여 프랑스의 2배 이상에 해당한다. 설상가상으로 계속적인 인원 절감과 독립성 확보의 상실감 등으로 프랑스의 사법기관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인원, 재정 부족으로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프랑스 사법

 

프랑스는 인구 10만명당 판사 수가 열명에 해당하여 다른 유럽 국가의 절반에 그친다. 당연히 프랑스 판사는 다른 유럽 국가 판사보다 2배의 일을 감수해야 한다. 프랑스에서 판사 한 사람이 취급하는 서류는 평균 1363개로 터무니 없는 숫자이다. 파리 근교에 위치한 보비니 법원에서는 7명의 법관들이 1만600개 이상의 서류를 처리해야 하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게 지연되는 건 다반사이다.

 

형 선고에서 형 집행이 이루어지기까지 보통 4개월이 걸리고 공판이 열리려면 보통 8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이혼소송은 평균 564일을 필요로 해서 유럽에서 가장 오랜 기간에 해당한다. 또한 재정 부족으로 인해 일부 법원에서는 종이가 부족해 프린트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트레비딕 협회장은 "우리 법원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기 시작한 것은 사르코지 대통령 이전부터였던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이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게 이제 우리의 잘못 때문이라는 것"이라며 거꾸로 굴러가는 세상을 한탄했다.

 

60%에 해당하는 프랑스인들이 법관 파업에 동감했는데 이날 10일은 교사들의 시위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정부가 올 9월 학기에 1만6천명의 교사를 감원한다는 계획에 교사들이 다시 한 번 거리로 나선 것이다. 하루에도 수 개의 파업이 이루어지는 나라 프랑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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